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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낯설지 않은 데자뷰(déjà vu)

이기철 | 기사입력 2022/10/14 [17:31]

[기고]낯설지 않은 데자뷰(déjà vu)

이기철 | 입력 : 2022/10/14 [17:31]

▲ 홍석기  

슈베르트나 차이코프스키의 “미완성교향곡”을 들으며, 어떻게 미완성으로 끝이 났을까 궁금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연을 알고 보니 슬프고 비슷했습니다. 불후의 명작 두 곡은 작곡가들이 가장 힘들 때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과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의 2악장의 선율이 서로 비슷한 선율인 듯 하여 놀라기도 합니다.

 

소설을 읽으면서도 어디선가 읽은 듯한 데자뷔(déjà vu)를 느낀 적도 있고, 신문 사설이나 칼럼을 읽다가도 다른 신문에서 언제가 읽은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베껴서 쓰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주 오래 된 글도 있는데 어떻게 필자들의 생각과 주장이 비슷한지 다시 한번 놀라기도 합니다.

 

“이게 뭐, 언제 또 쓸모가 있겠어?” 하면서도 놓치기 아까운 책이 있으면 사서 읽어 보고, 다시 생각하고, 혹시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듯 한 책이 보이면 사서 꽂아 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두세 권이 되는 책도 있습니다. 간혹 좋은 사람을 만날 때 선물로 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좋은 책을 알아 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인간관계도 그렇습니다. 왠지 다시 만날 것 같은 사람이 있고, 그냥 만나 보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좋은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다시 만나게 되더라는 겁니다. 첫 만남이 끝나고 왠지 느낌이 좋지 않거나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전화도 받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도, 페이스북이나 밴드, 블로그 등을 통해 소통을 하고 인사를 나누다 보면, 왠지 만나고 싶고, 차라도 한 잔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명확한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상대방도 그럴 듯 합니다. 그러니까 같은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서점에서 만나고 학술 세미나에서 만나고 커피숍에서도 우연히 보게 됩니다.

 

졸저를 내면서, 어떤 모임에서 눈 여겨 뵌 교수님께 “추천의 글”을 부탁한 적이 있는데, 그 분이 저를 잊지 않고 이번에는 강의를 해 달라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그 분께서 급하게 찾는 강사가 바로 저 같은 사람이었거나 다시 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4차 산업 혁명과 Big Data에 대한 전문서적을 몇 권 읽었는데, 제가 학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는 점을 들어 몇 번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행정안전부, 동국대, 경찰청 등에서 “4차 산업 혁명과 Big Data”에 대한 강의를 했는데, 홍천군 공직자분들 모신 자리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글이나 음악이나, 사람이나 인생이나, “왠지 모르게 느끼는 끌림”이 있습니다. "끌림의 법칙 (Like attracts like.)" 이라고 하나요?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도 합니다. 이런 관계나 매력은 모두 비슷한 사람들끼리 비슷하게 느낀답니다. 새들도 같은 새들끼리 날아 갑니다. 코스모스 밭에는 코스모스만 가득하고, 소나무 밭에는 소나무가 가득합니다. 신기하고 신비로운 자연의 법칙입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나고 무슨 책을 읽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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